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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괴물 - 누가 괴물인가?

by 홍쥐로그 2024. 3. 28.

출처. 구글 영화 괴물

괴물 줄거리

이 영화의 시작은 주인공 미나토의 어머니인 사오리의 시점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들이 어느샌가부터 머리를 자르고, 흙이 담겨진 물통, "돼지의 뇌를 이식한 사람은 사람이 아닌거야? 라는 질문을 하는 것을 보며, 어머니는 학교로 찾아가게 된다. 학교에서 마주친 선생님들과 교장선생님은 눈에 초점없이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전한다. 마치 사건을 덮고 마무리 지으려고 하는 태도였다. 의구심이 든 어머니 사오리는 가해자로 유추되는 호리 선생님에 대해 격분하게 되고 변호사까지 고용하여 학교와 호리 선생님을 상대로 싸움을 이기고자 했다. 오직, 그의 아들이 피해자라는 생각 하나만으로. 그렇게 호리 선생님은 교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여기서 나는 이렇게 평면적인 이야기일 수 없다며 스토리 상 반전에 집중하며 누가 진짜 가해자인 지 찾게 된다. 

그 다음으로 스토리는 호리 선생님의 시선으로 전개 된다. 어딘가 이상해 보였던 호리선생님은 지극히 평범한 청년이었다. '걸스바에 다니는 선생님', 이 수식어는 사오리가 호리 선생님을 생각하는 시선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처 걸스바 근처를 걸었던 호리 선생님를 보고 만들어낸 학생들의 장난이었을 뿐이었다. 실제로 호리 선생님은 미나토를 학대한 적이 없었으며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이었다. 오히려 미나토가 학급반 친구인 요리를 괴롭히는 정황을 포착하게 되지만 그 마저도 그는 따뜻하게 품으며 해결해나가고자 했다. 하지만 어느날, 미나토를 학대한 선생이 되었고 학교에는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잘못을 따지지 말고 무조건적인 사과를 하라며 호리 선생님을 고립시킨다. 결국, 그는 그 소문이 진짜 그로 만들었고 결국에는 사직하게 된다. 이 폭풍이 휘몰아치고 나서부터는 '알고보니 알던 것과 달랐다'라는 강한 임팩트를 느끼며 영화를 느끼게 됐다. 

마침내, 미나토의 시점이 등장했다. 미나토를 괴롭힌 사람이 누구인 지 찾는 시점으로 바라봤으나 이러한 사건들 중심에는 혐오가 아닌 사랑이 있었다. 미나토는 또래 친구들보다 체구가 작은 '요리'를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는 친구였다. 동급반 학생들이 요리를 괴물이라며 왕따시켜도 공개적으로 나서지는 못하지만 뒤에서 항상 따뜻하게 챙겨줬다. 집단따돌림 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학대까지 겪고 있는 요리는 버려진 열차에 미나토와 둘만의 아지트를 만들어가며 행복을 찾아 나갔다. 요리와 미나토는 둘다 남자였지만 이러한 교감을 통해 서로 진심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꼈다. 하지만 미나토는 평범한 가족의 형태를 강조했던 어머니 앞에서는 차마 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거짓말로 대화를 해나갔던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은, 폭우 속 미나토와 요리가 함께 도망가 평소와 같이 시간을 보내지만 폭우를 통해 두 친구 모두 죽음을 맞이하는 연출을 보여준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는 둘이 열차를 열고 나가 밝게 웃으며 뛰어가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보여주고 끝이 난다. 

그들이 스스로를 긍정할 수 있었다는 것을 과연 우리 어른들이 축복해도 되는 일인지, 축복할 권리가 있는 것인지.
즉, 세상이 변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괜찮은 걸까?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영화에 대해 우리 어른들은 이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졌다. 

우리 모두 괴물이 될 수 있다

'괴물은 누구인가'. 용산 CGV에 걸려져있는 이 영화의 포스터에 써져있는 문구 하나가 나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문구 하나에 이끌려 영화를 관람했다.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관객을 이끌어가는 방식이 가히 압도적이었다. 영화에 나오는 주요 등장인물 어느 누구도 남을 해하기 위한 악의적인 목적만을 가지고 행동하는 자는 없었다. 그저 시선만 달리 한다면 모두가 괴물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영화를 관람하는 나도 그러했다. 극 초반에 '그래서 누가 괴물인데? 호시카와 요리라는 친구가 모든 사람들 머리 위에 있는 괴물일 거 같네'라는 생각은 극 후반에 '아..나도 괴물이었구나'로 변해있었다. 등장인물들의 시선에 따라 타인을 괴물 취급하게 되는 극 흐름이 인간의 내면에 대해 면밀히 살펴볼 수 있었다. 우리 모두 괴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세계적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의 유작

수많은 영화 음악, 클래식 음악을 만들어 낸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세계적인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의 마지막 작품이 바로 이 영화 '괴물'이다. 사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까지 사카모토 류이치 작품인 지 깨닫지 못했다. 각 등장인물마다 전해지는 감정들, 아이들의 시선이 음악을 통해 있는 그대로 느껴지는 것에 그저 감탄했을 뿐.  그는 이 '괴물'에 대한 영화음악을 제작할 때 아래와 같이 이야기한 바 있다.

아이들이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구원 받았다. 그것에 이끌려 피아노 위에서 손가락이 움직였다. 정답은 없다

 

그동안 제작해낸 음악들과 같이 사카모토 류이치는 마치 영화 속에 나온 등장인물들의 삶을 겪어본 것처럼 음악을 표현해냈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유작을 듣기 위해서라도 다시 보고 싶은 영화이다.